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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아들, 자연의 모습 속 풍경화 같은 영화 그리고 죽음

by 단양 2023.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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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아들은 알렉산드르 소쿠로프 감독의 영화이다. 불치병으로 고통을 가진 어머니와 아들이 이야기는 숲 속 별장에서 살아간다. 마치 풍경화를 보는 듯한 영화이면서 죽음에 대한 태도를 담은 영화 같다.

죽음이란?

가족에 관한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인 어머니와 아들. 가족 간의 사랑과 이별에 관한 다양한 변주곡의 시작인 셈이다. 죽음을 앞두고 숨 쉬고 움직이는 것조차 어려운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를 지켜보는 아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머니는 자신의 죽음 앞에서도 아들이 걱정이다. 현재 그녀가 겪고 있는 임종의 고통을 아들도 언젠가는 겪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아들은 어머니의 고통을 대신해 줄 수 없어서 안타깝고 고통스럽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야만 하는 길이기에 자신의 고통보다 아들이 겪을 고통이 더 마음 아픈 어머니의 마음과 어머니를 보내야만 하는 아들의 마음은 고스란히 자연의 변화에 전이되어 있다. 그들이 직면한 죽음과 이별은 마치 생성과 소멸의 자연 앞에서 자연인으로서의 삶의 고백처럼 보인다.

 

풍경화 같은 영화

죽음에 관한 영화 어머니와 아들은 상영 내내 풍경화를 감상하는 듯하다. 독일의 낭만주의 화가 프리드리히를 연상하게 하는 영화 속의 풍경은 자연 속에 동화되어 있는 인간의 영혼을 투명하게 반영하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죽음과 이별의 고통은 최대한 절제되어 있다. 마치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는 것과 같다. 풍경은 자연현상의 변화와 인물의 운명과 내면적 변화에 대한 거울과 같이 마음이 투영된 것과 같다. 임종의 고통과 이별의 고통에 대한 언어 역시 최대한 절제되어 있다. 풍경은 자연현상의 변화와 인물의 운명과 내면적 변화에 대한 거울과 마음이 투영된 것과 같다. 임종의 고통과 이별의 고통에 대한 언어 역시 최대한 절제되어 있다. 영화에서 자연에 투영된 심리적이고 내적인 고통은 러시아 민족의 세계관과 가깝다. 절제된 고통의 소리는 자연의 소리로 대체된다. 그리고 카메라는 죽음으로 흐르는 시간이 안타까운 듯 자연의 변화들을 섬세하게 탐색한다. 하늘의 천둥소리와 점점 짙게 하늘에 드리워지는 검은 구름은 죽음의 시간으로 흘러가는 속도처럼 천천히 프레임을 메운다. 움직임과 화면이 완곡하게 서두르지 않고, 때로는 흐르는 시간을 마치 화폭의 그림 속으로 멈춰버리려는 듯 정지해 버린다. 어머니와 아들의 산책 장면은 엽서와 사진 속의 추억이 기억으로 상기되고, 삶에 대한 회상과 고백으로 연결된다. 엽서에는 간결한 문장이 있을 뿐 상세한 정보는 없다. 다만 어느 엽서에서 어머니도 말할 수 없는 추억이 있었다는 것 밖에는 없다. 그런 추억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호흡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다는 것을 연상하게 할 뿐이다. 지나 온 삶의 변화들이 마치 자연이라는 거울 속에 투영되어 있었던 것처럼 자연의 변화와 소리도 때로는 역동적이다. 하늘과 대지와 바람과 풀과 나무들이 움직이고, 우렁차게  울려 퍼진다. 자연의 소리와 색채는 죽음으로부터 가까워지고 있으며, 이별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이렇게 영화에서 시각과 청각은 어머니와 아들의 예견된 죽음과 이별을 자연의 질서로 나타내고, 자연 공간은 인간의 삶을  자연의 질서로 흡수한다.

 

어머니의 죽음

별장으로 돌아온 아들은 어머니의 죽음을 알게 된다. 영화에서 어머니의 죽음은 그녀의 손 등위에 앉은 나비의 죽음으로 대체된다. 자연의 생명체와 인간은 운명의 결합이라는 맥락에서 상징적이다. 그 순간에도 빛은 그곳을 따뜻하고 은은하게 지키고 있다. 외마디 슬픔을 토해내는 아들. 잠시 후 화면이 디졸브 되면 검은 화면에 어머니와 아들의 얼굴이 수평의 바닥에 클로즈업으로 나타난다. 얼굴은 프레임에 가로롤 나란히 겹쳐 있다. 아들은 어머니와 약속했던 '그곳'에서 만나자며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어머니와 아들은 두 몸의 한 영혼이었다는 것이 확인된다. 어머니의 얼굴 프레임에서 겹쳐있는 아들의 얼굴은 물리적 죽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아도 극적 맥락에서 무방하다. 죽음을 맞이하는 가장 아름다운 영화는 믿음과 사랑으로 고통을 극복하고 영원한 삶으로 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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