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아르 영화의 전설인 <원스 어펀 오 타임 인 아메리카>는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영화 '대부'에 비견되는 갱스터 영화로 이번 글에서는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영화 속 시간이 어떻게 보이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
1929년 1월 3일 이탈리아 라지오주 로마 태생이며 1989년 4월 30일 이탈리아 라지오주 로마 사망하였다. 그의 나이 향년 60세였다. 10대 후반부터 조감독으로 입문한 그는 아버지 빈센조 레오네(이탈리아 초장기 영화 역사를 개척한 인물)와 어머니 비체 발레리안(뛰어난 미모의 여배우)의 아들로서 '영화를 위해 태어난 사나이'라는 애칭을 들었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마카로니 웨스턴'이란 독특한 서부영화 장르를 개척한 감독이다. 1964년부터 3년 동안 이스트우드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세 편의 무법자 영화연작이 만들어진다. <황야의 무법자><속 황 양의 무법자><석양의 무법자>가 그것이다. 2008년 김지운 감독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세르지오 레오네에게 바쳐진 오마주였다. 권선징악과 복수라는 축으로 진행되면서 음악이 결정적인 구실을 하는 서부영화와 달리, 마카로니 웨스턴은 징그러울 정도로 많은 피가 흥건히 고이는 하드 고어 계통의 낯선 장르로 기억된다. 1986년 레오네 감독은 헨리 폰다와 찰스 브론슨,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를 내세워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를 만든다. 우리가 본 '아메리카'는 세르지오 레오네의 마지막 작품이다. 1989년 세상을 버린 그는 1984년에 필생의 역작 '아메리카'를 완성한다. 상당히 많은 영화를 보았지만, 나는 인생 최고의 영화로 언제나 '아메리카'를 꼽는다.
등장인물 관계
누들스, 데보라, 맥스가 대표하는 우정과 사랑의 관계. 그것이 6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어떤 양상을 취하면서 변해갔는가. 맥스가 지향하는 세상과 누들스가 추구하는 세상은 서로 다르다. 문제는 데보라의 자세인데, 그녀는 누들스를 오래도록 마음에 품지만, 결국 맥스의 여자로 살아간다. 두 사람은 '높은 곳'을 지향하는 공통점이 있다. 맥스는 정치적 출세를 , 데보라는 최고의 배우를 꿈꾸는 것이다. 누들스는 친구들의 우정이 사랑보다 중요하며, 정치적인 출세와 지위보다는 그저 인간적인 삶의 양상을 추구한다. 그가 보여주는 우정은 특히 도미니크의 죽음과 연관된 장면에서 두드러진다. 다른 친구들이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을 때 누들스는 결연히 칼로 총에 맞선다. 죽음도 불사하는 누들스의 행위는 남다른 데가 있다. 그는 중국인이 경영하는 아편굴에 무시로 드나든다. 그가 살인과 강도에 조금도 익숙해지지 못한 다는 반증이다. 극도의 긴장과 죄의식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반면 맥스는 성공 와 출세를 인생이 첫 번째 목표로 설정한다. 우정과 성공 사이에서 그는 자연스럽게 후자를 선택한다. 친구들의 죽음과 맞바꾼 거금을 손에 넣고 독식하는 맥스. 영화는 이런 인물들과 절세미인 데보라를 동렬에 세운다.
영화 속 시간 - 1910년에서 1933년까지 어린 시절
영화는 그들의 어린 시절 1910년 후반부터 1933년까지의 시간대를 보여준다. 그 시기 제국 이전의 국가 아메리카가 어떤 역사적 격변을 경험했는지도 영화는 우리에게 보여준다. 뉴욕의 변두리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공간의 변화를 영화는 마차와 자동차의 공존, 마차의 실종과 자동차의 홍수, 시끄러운 전차, 고층건물들의 등장과 유행의 변화 같은 다채로운 장치로 보여준다. 영화는 소란스럽게 시작하여 소란스럽게 끝난다. 영화는 소음과 음악과 각종 소리들로 충만하다. 그것은 영화가 다루는 20세 게 초반 이후 1968년까지 미국이란 나라의 변화양상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할 것이다.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과 계속 호흡을 맞춰온 음악 감독 엔니오 모리꼬네는 '아메리카' 영화 속에서도 깊이와 품위를 완벽하게 이끌어 내는 음악을 선보였다. 덕분에 영화는 4시간이라는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의 긴장을 유지하면서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어 냈다. 영화 속 뉴욕은 변두리 이민자들의 남루한 일상이 가감 없이 그려져 있다. 특히 소년들이 보여주는 성적인 호기김, 소녀의 거리낌 없는 매춘행위,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각종 폭력의 양상은 가히 충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