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재난영화 컨테이젼. 칸 영화제 최연소 나이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스티븐 소더버그감독의 2011년 작품이다. 글의 마지막 부분에는 '속도와 감시의 21세기'에 대한 간략한 생각들의 적어 보았다.
감독 스티븐 소더버그 소개 - 최연소 나이 황금종려상
1989년 데뷔작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로 칸 영화제에서 26살 최연소 나이로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1998년 에는 <조지클루니의 표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액션을 선보여 세상을 놀라게 한다. <트래픽>과 <에린 브로코비치>는 사회문제를 영화 속으로 끌어들인다. 소더버그는 <오션스> 시리즈로 대표되는 오락영화와 <솔라리스> 같은 공상과학 영화에도 명함을 내밀었다. 2004년에는 홍콩의 왕가위와 이탈리아의 안토니오니 감독과 함께 옴니버스 영화 <에로스>를 감독했다. 지금까지 25편의 영화를 연출한 소더버그의 장르는 드라마, 범죄, 스릴러, 공상과학, 희극, 액션, 미스터리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인디와 메인을 오가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군을 연출해오고 있으며, 비록 과거에 비해 그 유명세는 많이 죽었지만 할리우드 주류 감독으로 활동하면서 촬영, 편집, 제작, 연출을 동시에 해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1~2년 단위로 영화를 계속 내놓는 스타일의 감독이다. 초창기에도 2~3년 단위로 영화를 내놓을 정도로 2009년부터는 홍상수감독처럼 1년에 2편 개봉했었다. 2000년에는 트래픽과 에린 브로코비치로 동시에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오르는 유일무이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11년에는 앞으로 두 작품만 하고 은퇴 발표를 했지만 2016년에 <로건 러키>로 다시 복귀를 발표했다.
영화 컨테이전 줄거리 -질병의 발생
홍콩으로 출장을 다녀온 베스(기네스 펠트로)가 느닷없이 발작을 일으키고 사망한다. 아주 짧은 시간 뒤에 베스의 아들 또한 같은 증상을 보이고 죽는다. 이런 사태에 직면한 베스가 남편 미치(맷 데이먼)는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든다. 미치는 아내와 아들의 급작스런 죽음의 원일을 알아내고 싶다. 하지만 평범한 시민 '미치'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보건 당국이 시키는 대로 무조건 따르는 일 말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어디 있는가. 한편 미국 질병통제센터 치버 박사는 경험이 뛰어난 박사(케이트 윈슬렛)를 감염 현장으로 급파하고 세계보건기구의 오란테스 박사(마리옹 코티르)는 최초 발병 경로를 조사한다. 저널리스트인 크럼위드는 개인 블로그 운영자이자 의학 관련 프리랜서다. 그는 세계 전역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전염병에 대한 명확한 판단기준과 치료제를 가지고 있다. 크럼위드는 질병통제센터와 제약회사가 언론과 한통속이 되어 전염병 감염경로와 치료제 개발과정을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기존의 종이언론과 담을 쌓고 살아가는 그는 블로그에서 그 같은 생각을 밝히고 사태가 악화됨에 따라 블로그 방문객은 날로 증가한다. 더욱이 크럼위드는 자신이 개발한 '개나리' 치료제' 선전에도 앞뒤 가리지 않는다. 정의로운 인간을 자처하면서 그는 한편으로는 국가와 언론과 제약회사의 은밀한 결탁관계를 폭로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이 개발한 치료제 효능을 주식투기꾼에게 확신시켜 이득을 챙긴다.
속도와 감시의 21세기 - 세계화
컨테이젼은 21세기 세계의 속도와 관계망을 사유한다. 1918년 에스파냐 독감으로 유럽에서 최소 5천만에서 많게는 8천만 까지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그 시대는 느림이 지배한 시기였다. 21세기는 자동차와 비행기 고속철이 누비는 광속의 시간대의 시대이다. 바로 지구촌 시대이다. 누구도 과학과 기술이 몰고 온 광기의 속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과학, 의학, 통신은 발달했지만 인류가 지구 전역을 빠르게 오갈 수 있기 때문에 위험도 한층 높아졌다. 인간의 역사와 함께 전염 병원체는 끝없이 진화하면서 나름 역사를 만들어왔다. 이와 함께 '컨테이젼'은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빠진 인간들이 아야 기하는 극한의 공포를 보여준다. 영화는 상당히 혼란스럽다. 감독 소더버그가 영화에서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보여주고자 했기 때문이다. 속도와 세계화의 문제, 언론의 구실, 국가기밀과 그것과 결부한 사생활문제, 폭동, 누군가는 질병으로 죽어가고 누군가는 돈을 버는 현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바이러스의 출처를 보여주는 연출은 보는 이들에게 충격과 전율을 선사한다. 베스가 홍콩에서 경험한 일거수일투족이 감시카메라(CCTV)에 찍혀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끔찍했다. 당신의 하루하루는 지금 이 시각에도 누군가의 감시와 통제 아래 있다.